뉴키즈온더블럭, 언제나 Girl을 외쳐대며 소녀들에게 자신들을 호소하던 다섯 남자들. 1980~90년대를 주름잡으며 사회현상이라고도 표현됐던 아이돌의 할아버지 뉴 키즈 온 더 블록입니다.
뉴키즈 결성
뉴 키즈 온 더 블록(New Kids on the Block, NKOTB)은 1984년 보스턴에서 유명 프로듀서인 모리스 스타에 의해 결성되었습니다. 모리스 스타는 New Edition이란 6인조 흑인 그룹의 제작자인데 바비 브라운이 바로 이 뉴에디션 출신입니다. 모리스 스타는 뉴 에디션으로 적지 않은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 정도의 성공으로는 만족을 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는 더 심했던 흑인 차별문화에 불만이 있었고 흑인 멤버들로만 구성되었던 뉴 에디션도 그 때문에 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뉴 에디션의 음악은 그대로 두고 10배, 20배의 수익을 더 남길 수 있는, 흑인에서 백인으로의 멤버만 바뀐 그룹을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처음에는 9인조로 기획을 했으나 멤버가 너무 많다는 생각에 아예 새롭게 판을 다시 짜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연고지인 보스턴에서 춤 잘 추고, 노래와 랩이 되는 10대 멤버를 찾아 오디션을 벌이고 제일 먼저 도니 월버그가 합류를 하게 됩니다. 그 후 그의 동생인 마크 월버그(영화배우 마크 월버그 맞습니다.), 절친인 데니 우드, 같은 동네에 살던 조단과 조나단 나이트 형제까지. 이렇게 5인으로 멤버가 확정이 됩니다.
하지만 마크 월버그가 솔로를 하겠다며 팀에서 이탈을 하게 되고 당시 13살이던 초등학생 조셉 맥킨타이어가 합류를 하게 되는데 처음에 멤버들의 텃세가 매우 심했다고 합니다. 1집 때 사진만 봐도 나이 차이가 느껴질 정도인 굴러온 돌이니 그럴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작자인 모리스 스타는 잭슨 파이브의 마이클 잭슨과 같은 역할의 미성의 보이스를 가진 멤버를 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조이의 목소리는 금방 변성기를 맞게 되죠.
시련에서 성공까지
모리스 스타의 기대와는 달리 1986년에 야심차게 발매된 1집 앨범 New Kids on the Block은 폭망을 하게 되고 무려 2년이란 시간이 지난 뒤에야 2집 앨범이 나오게 됩니다. 1988년 본인들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2집 Hangin' Tough를 발매하게 되는데 이때 티파티의 콘서트 오프닝 무대를 뛰면서 얼굴을 알리고 인지도를 쌓게 됩니다. 그 당시 티파니는 미국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최고의 아이돌 스타였고, 우리나라 써니텐 광고모델로도 활동합니다. 이 당시는 미국이나 홍콩의 연예인이 국내 광고에 출연하는 게 유행이었죠.
어느덧 시간이 흘러 뉴키즈는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 있었고 인기에 힘입어 폭망을 했던 1집 앨범도 재발매되어 3백만 장을 판매하며 역주행을 하게 됩니다. 몇 년 전에 SiriusXM에 함께 나와 그때 일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1989년에 발매된 3집 앨범 Merry, Merry Christmas에서는 사회문제에 대한 목소리도 내며 인기를 이어갔고, 대망의 4집 Step By Step이 1990년에 발매되며 인기에 절정을 찍게 됩니다. 이들의 앨범은 전 세계 합산 7천만 장 이상 팔렸으며, 공연 수익으로 수 억 달러를 벌어들였고 티셔츠와 필통, 음식 등 갖가지 굿즈로는 연간 4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고 합니다. 1990년에는 Hangin' Tough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최우수 앨범, 최우수 팝 그룹에 선정되며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도 합니다.
뉴키즈 - 한국에서의 이슈
당시 저를 포함해 대부분의 젊은 세대가 좋아할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렸고 1992년에는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내한 공연도 갖습니다. 하지만 당시 공연이 시작하자마자 팬들이 무대 앞쪽으로 몰려들어 공연을 보던 여학생 1명이 압사 사고로 사망하고 수십 명이 기절, 부상을 당해 구급차에 실려나가는 대참사가 벌어지게 되고 이 소식은 각종 신문과 뉴스의 탑을 장식합니다.
이는 외국 가수의 내한에 대한 외화 유출 논란에 세대 간 논란까지 이어지게 되는데 이 당시 기사를 지금 보면 정말 시대가 많이 변했다는 게 바로 느껴질 정도로 당시 기성세대의 시선은 너무나 보수적이었습니다. 단지 외국 가수에 열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생각 없는 철부지들의 일탈 행위로 못을 박았던 시대였죠. 기자들의 시선이 그 정도인데 일반 시민들은 말할 것도 없었죠. 이때만큼 전 사회적인 세대 간 갈등이 있었던 시기가 있었나 싶을 정도도 상황이 안 좋았습니다.
하지만 웃긴 게 본인들은 학생이던 60년대에 무려 국내 1호 팬클럽(한국 가수 포함. 당시에는 팬클럽이라는 문화가 없었습니다.)인 클리프 리처드의 팬클럽(CFC)을 결성하고, 그를 알리기 위해 일본을 통해 음반과 자료를 자비로 구해와 방송국에 뿌리고 다녔죠. 지금이야 옆 나라와의 교류가 뭐 대단하냐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당시에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습니다. 그러던 그 세대가 나이가 들어 꼰대 틀딱이 되어버린 것이죠.
1969년 클리프 리처드의 내한공연 때 여학생이 던진 손수건으로 코를 푸는 장면을 연출했는데 그게 손수건이 속옷으로 와전되어 기사가 나가게 되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었는데 그걸 겪은 세대가 기자가 되어 뉴키즈 공연에서 팬들이 속옷을 집어던졌다는 있지도 않은 거짓 기사까지 내보내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인류가 멸망할 때까지 나올 말이 '요즘 것들은'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히려 안전보다는 돈에 눈이 멀어 말도 안 되는 인원을 마구잡이로 공연장에 집어넣고, 1층 스탠딩석에 방석을 깔고 지정석으로 둔갑시키고, 안전요원도 제대로 준비 안 한 어른들의 잘못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는데 말이죠.
각자의 길로...그리고 재결성
이렇게 전세계 투어를 다니며 리믹스 앨범과 베스트 앨범을 냈지만 1990년 4집인 Step By Step 이후 오랜 시간 신곡의 공백기가 있었고 인기는 점차 사그라들게 됩니다. 1993년 모리스 스타와 결별 후 팀명을 NKOTB로 바꾸고 1994년에는 이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앨범 Face The Music을 끝으로 해체(해체 전 공황장애를 겪고 있던 조나단 나이트는 먼저 팀을 탈퇴)를 하게 됩니다. 이후 멤버들은 가수로의 솔로 활동, 영화배우로의 전향, 개인사업 등으로 각자의 길을 걷게 되죠.
그러던 중 2008년 도니 월버그는 레코드 엔지니어인 아내 킴벌리 페이와 이혼을 하게 되고, 처음 결성할 때 그랬던 것처럼 멤버들을 하나 둘 불러들여 뉴키즈를 재결성을 하게 됩니다. 새 앨범도 발표하고 뉴 에디션과 콜라보도 하고, 백스트리트 보이즈와는 NKOTBSB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해서 활동도 합니다. NKOTBSB는 필리핀과 남미 등에서 월드투어를 돌고, 2012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내한 공연도 계획 중이었는데 중간에 무산이 되어 오랜 뉴키즈의 팬들에게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제가 꼭 가보고 싶었던 내한 공연이 뉴키즈와 엑스재팬이었는데 두 팀 다 중간에 무산이 되었네요. 아흑
뉴키즈 with BTS (NKOTBTS)
뉴키즈의 Boys in the band 가사에도 언급이 되며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레드카펫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갖고 트위터에 사진과 함께 성공을 축하하는 메세지를 남겼죠. 도니 월버그는 BTS 월드투어 티셔츠도 입어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저 같은 세대의 사람은 뉴키즈를 부러워해야 되는 건지 BTS를 부러워해야 되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현장에서 지켜본 사람이 제일 부러운 것 같네요. ㅠ
립싱크 가수다, 심지어는 본인들이 노래를 부르지도 않았다는 말도 안 되는 루머에도 휘말리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하지만 저에게는 우상과도 같았던 뉴 키즈 온 더 블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중학교 때인가 TV에서 Providence live를 방송해준 적이 있는데 그때 그걸 녹화한 테이프와 동네 레코드 가게에서 산 Step By Step 비디오 테이프를 늘어지도록 돌려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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