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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3.1운동에 대한 다른 시각 - 3.1 운동과 칸트의 영구평화론

by 땡이억이 2022. 3. 1.

 

오늘은 4대 법정공휴일인 3.1절입니다. 서양의 3대 철학자 중 한 명인 칸트의 영구평화론과 당시 동양의 변방 국가인 조선이 무슨 관계가 있어?라고 하실 수 있겠는데요. 3.1 운동과는 꽤나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칸트의 영구평화론(영원한 평화)

영구 평화론은 칸트의 대표작 중 하나로 위대한 역작인 3비판서(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만큼은 아니어도 철학사에 큰 영향을 준 책입니다. 인류학적인 측면과 현대의 사회 구조를 놓고 보면 3 비판서보다도 더 중요한 저작이란 생각도 듭니다. 

 

영구평화를 위한 예비 조항

  • 장래의 전쟁의 씨앗을 비밀리에 유보한 채로 맺는 것은 평화조약이 아님
  • 독립국(아무리 작은 국가라도)이 타국에 취득될 수 없음
  • 상비군의 폐기
  • 대외전쟁을 위한 국채 발행 금지
  • 타국에의 체제나 통치에 대한 간섭 금지
  • 전쟁 중 어떠한 국가도 암살자, 독살자의 사용 등 신뢰를 배신하는 비열한 수단과 행위 금지

 

영구평화를 위한 확정 조항

  • 각 국가의 체제는 공화정
  • 자유 국가들의 연방제
  • 각 국 국민 상호 간의 방문 권리

 

이러한 칸트의 평화론은 미국의 우드로 윌슨에 의해 받아들여져 제1차 대전 후의 전후 처리와 국제연맹(LN), 국제연합(UN) 같은 국제기구 탄생의 모태가 됩니다.

 

 

영구평화론 저술의 배경

칸트는 프로이센의 쾨니히르베르크 출신으로 이 작품이 나왔던 시기는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러시아 3국이 옆 나라인 폴란드를 세 번에 걸쳐 분할 점령을 시도하던 때입니다. 

 

그런 사태를 우려하던 칸트는 1795년 9월에 급하게 이 영원한 평화라는 책을 내놓게 됩니다. 당시 본인의 조국인 프로이센이 약소국인 폴란드를 점령하려는 행위를 비판하며 아무리 작은 나라일지라도 국가는 하나의 인격체이기 때문에 절대로 타국(강대국)이 그 나라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침략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1795년 10월 폴란드란 나라는 세계 지도 상에서 사라져 버리고, 1차 대전이 끝난 후인 1918년 12월에야 다시금 독립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게 됩니다. 이 사건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우드로 윌슨의 민족자결주의

'각 민족은 정치적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으며, 다른 민족의 간섭을 받을 수 없다.’

이러한 칸트의 사상은 1차 대전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우드로 윌슨에 의해 받아들여져 14개 조의 성명을 발표합니다. 우리에게는 민족자결주의라고 알려져 있는 유명한 내용이고, 이는 전후 식민지 처리에 적용이 됩니다. 폴란드도 그러한 맥락 하에서 독립을 이루게 됩니다.

 

 

3.1 운동과의 관계

이 나라가 조선이었던 당시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왠지 막연하게 서양의 사상은 이 나라에 아무런 관련도 없던 때였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도 칸트를 비롯한 일부 철학자의 사상은 이미 이 나라에도 들어와 있었고 지식인 층과 독립운동가에게도 알려져 있었습니다. 

 

특히나 칸트의 사상을 계승한 우드로 윌슨의 민족자결주의는 독립운동가들에게는 초미의 관심거리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독립운동가 사이에서도 독립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았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일본이 2차 대전에서는 패전국이지만 1차 대전에서는 연합국의 일원인 승전국이었습니다. 당시의 식민지에 대한 문제는 패전국의 식민지에 국한되어 논의가 되었고, 수많은 승전국의 식민지의 독립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식인층과 독립운동가들에 의해 우리의 독립의지를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1919년 3월에 전국적인 만세운동이 일어났고 이는 우리에게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는 독립을 이룰 수 없었죠.

 

1919년 6월 파리 강화 회의를 거쳐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 ‘거울의 방’에서 조인된 베르사유 조약에 의해 전후 독일과 식민지에 대한 내용이 확정되었고 폴란드, 핀란드, 발트해 3국, 체코, 헝가리, 유고슬라비아 등의 국가들이 독립을 이루어냅니다.

 

 

마치며..

정치적으로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칸트는 평화를 2가지로 봤습니다.

  • 제국의 점령과 진압에 의해 유지되는 평화 (팍스 로마나)
    • 칸트는 이를 '자유의 무덤 안에서의 평화'라고 불렀고, 이는 진정한 평화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 동등한 주체로의 국가 간의 평화 (연방제)
    • 영구평화론에서 주장하는 평화

요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 같습니다. 과연 진정한 평화가 올지 팍스 러시아나가 될지는 아직 잘 모릅니다. 하지만 상황이 우크라이나에게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3.1절을 맞아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3.1절과 평화의 의미에 대해 한 번 알아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 여러 철학박사분들이 계신데 어느 분의 사상으로 박사학위를 딴 분이 제일 많을까요? 공자? 맹자? 플라톤? 다름 아닌 칸트 박사가 제일 많다고 합니다. 3.1 운동에서부터 이어진 인연은 이 나라 국민들과도 잘 들어맞는 게 아닌가 합니다. 3.1절인 오늘도 편안하고 평화로운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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