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셨습니다. 오늘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즉위식과 함께 탄생된 블렌디드 위스키의 대표 주자인 로얄살루트에 대해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로얄 살루트의 탄생
로얄 살루트는 이번에 서거하신 엘리자베스 여왕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면 로열살루트가 여왕의 즉위식을 기념하기 위한 헌정용으로 만들어진 위스키이기 때문입니다.
이름 차체의 뜻이 '왕실의 예포'란 의미로 처음 출시되었던 로얄살루트의 대표 주자인 로얄살루트21의 21년 숙성 기간 또한 왕실의 행사에서 발포하는 예포의 수 21발에 맞추어 만들어진 그야말로 왕실 헌정 위스키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로얄 살루트의 처음 시작은 이렇습니다. 1952년 2월 6일 조지 6세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딸인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25살의 나이로 왕위를 계승하게 됩니다.
왕위는 1952년에 물려받지만 대관식은 다음 해인 1953년 6월 2일에 웨스트 민스터 사원에서 거행되는데 이 날 행사에 초대받은 씨그램의 대표였던 샘 브론프먼이 당시 소유하고 있던 시바스 브라더스와 스트라스 아일라 증류소를 통해 당시로서는 최고 숙성연도를 자랑하는 21년 이상의 숙성된 위스키 원액들을 모아 블렌딩 한 최고급 위스키를 헌정용으로 만들고 'ROYAL SALUTE 21'이란 이름을 붙이게 됩니다.
지금에야 30년, 50년짜리 위스키들도 있지만 당시에는 발렌타인 17년 산이 최고급 위스키였고, 위스키를 좋아하던 처칠 수상의 최애 위스키가 조니워커 블랙라벨이었을 정도로 21년 숙성 위스키는 왕실에 대한 존경과 경의를 가득 담은 헌정용 선물 그 자체였다고 생각됩니다.
2. 로얄샬루트의 라인업
처음에는 판매용이 아닌 헌정용이었지만 나중에 정식 판매용으로 제품을 내놓게 되는데 병부터가 일반 유리가 아닌 도자기를 구위서 만드는 고급스러움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병을 만드는 회사가 바뀌어 대량 생산이 돼서 제작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지만 이전에는 병 하나를 만드는데 5일이 걸렸을 만큼 병 하나부터 모든 게 최고급 프리미엄 위스키였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도 선물용 고급 블렌디드 위스키로 조니워커 블루라벨과 함께 가장 선호되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2022년 여왕의 즉위 70주년 기념행사인 플레티넘 주빌리, 2012년 60주년 기념 행사 다이아 주빌리, 2002년 50주년 기념 행사 골든 주빌리는 영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인 폴 매카트니, 엘튼 존, 브라이언 메이 등의 축하 공연과 불꽃놀이로 유명합니다.
그와 더불어 초미의 관심거리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로얄 살루트에서 나오는 한정판 상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 10년마다 각 연도를 기념하는 한정판 상품들이 나와 클래스를 뽐내는 걸로 유명합니다.
가. 로얄살루트21 클래식 라인업
21년 산 클래식 라인업에는 3가지 색깔의 보틀이 존재합니다. 기본인 파란색, 붉은색, 초록색 이렇게 3가지이고 각각은 왕관에 박혀있는 보석인 사파이어, 루비, 에메랄드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초록색 병은 일반적인 블렌디드 위스키가 아닌 몰트만을 블렌딩 한 블렌디드 몰트 스카치위스키입니다.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생산지는 크게 5곳으로 분류되는데 각각의 지역에서 최고의 원액만을 모아 만들었다고 합니다.
나. 로얄살루트32 UNION OF THE CROWNS
분할된 영국을 하나로 합친 것을 기념하는 의미로 나온 면세점 전용 제품입니다. 이 제품은 현재도 면세점에서 구입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 로얄살루트38 STONE OF DESTINY
38년 이상 숙성된 원액만을 모아 블렌딩 한 위스키로 운명의 돌이라는 부재를 달고 있습니다. 운명의 돌은 스코틀랜드 왕과 여왕의 대관식에 사용되어 온 군주의 상징으로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에도 사용되었습니다.
1296년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옮겨졌던 것을 1996년 고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스코틀랜드 방문 시 반환되어 에든버러의 로열팰리스 궁전에 보관 중입니다.
로열살루트 38에서는 삼나무와 아몬드의 고급스러운 풍미와 숙성한 셰리 오크의 향을 담고 있으며 건과일 맛이 강하게 난다고 합니다.
운명의 돌이라는 이름과 같이 병도 다른 라인업과 좀 다르게 돌의 질감이 나게 만들어져 있고, 병의 뚜껑 부분과 중앙의 문양 부분에는 24K금이 도금되어 있으며, 병뚜껑의 왕관과도 같은 모양은 스코틀랜드에 내려오는 왕가의 보검 손잡이 모양을 본따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현재는 단종된 제품이라 면세점에서도 구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라. 로얄살루트 62 GUN SALUTE
영국 왕실 행사 중 최고의 경의를 표하는 62발 예포에서 이름을 가져온 제품으로 4대에 걸친 마스터 블렌더가 엄선한 40년 이상의 원액으로 블렌딩 되었다고 합니다.
병은 영국 명품 크리스털 브랜드 다팅턴의 장인들이 한 땀 한 땀 빚어 만든 명품이며 마개와 로그에도 역시 24K 금이 도금되어 있습니다.
노즈에서는 시나몬과 과일향이 있으며 팔레트에서는 오렌지맛의 피트감이 있고 피니쉬에서도 오렌지맛이 길게 남는다고 합니다.
마. 로얄살루트 The Age Collection I, II
영국의 최장수 군주인 엘리자베스 2세의 최장수 재위를 기념하기 위해 내놓은 제품으로 2개의 시리즈로 나누어 있습니다. 각각의 시리즈는 10병으로 구성되어 있고, 'The Age Collection I'은 21년 산에서부터 30년 산으로 구성되어 있고, 'The Age Collection II'는 25년 산에서 55년 산까지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팅턴에서 수작업한 크리스탈 디켄터에 담겨있으며, 8,000년 전 신석기시대의 오크나무 받침대 위에 진열이 되어있다고 합니다.
바. 로얄살루트 주빌리 시리즈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40주년, 골든 주빌리, 다이아몬드 주빌리, 플레티넘 주빌리를 기념하기 위해 내놓은 한정판 제품입니다.
골든 주빌리부터 그 이상급은 출시 가격이 1만 달러 이상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 로얄살루트21 POLO EDITION
영국의 왕족 스포츠인 폴로의 공식 스폰서로 활동 중인 로얄살루트에서 내놓은 폴로 버전의 21년산 제품들입니다.
아. 로얄살루트 TRIBUTE TO HONOUR
2011년 12월에 나온 로얄살루트 최고급 제품입니다. 로얄살루트 60주년을 기념해 영국 최고의 보물인 스코틀랜드 왕관(The Honours of Scotland)에 대한 경의를 담은 제품으로 45년 이상의 원액만을 모아 블렌딩 했습니다.
전 세계 21병 한정 제품으로 각각의 병에 넘버링이 되어있고, 영국 왕실에 보석을 납품하는 가라드(Garrard) 사의 장인이 제작한 413개의 화이트, 블랙 다이아몬드가 박혀있고, 22캐럿의 금과 은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출시 당시 가격은 20만 덜러였지만 현재는 4억 원 정도의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물론 돈이 있어도 물건이 없어 살 수는 없습니다.
자. 기타
그 외에도 해리 왕자 결혼식 기념 특별 에디션, 29년 페드르 히메네즈 쉐리 캐스크 피니시 에디션, 30년 키투더킹덤 에디션, 32년 프리시어스 쥬얼, 52년 숙성 중 마지막 14년을 숙성한 캐스크에서 나오는 싱글 캐스크 피니쉬 등 많은 제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국내에서도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롯한 최고위급 인사들의 최애 위스키였고, 각종 사건의 뇌물로도 상납된 최고급 블렌디드 위스키인 로얄살루트의 탄생과 라인업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너무 어마어마한 숙성 년수를 자랑하는 제품들이 많아 21년 산이 초라해 보이기까지 한 최고급 위스키 로얄살루트.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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